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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문화가정의 色다른 이야기

동진대성 2015. 3. 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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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문화가정의 色다른 이야기



 

소통의 필수 요건은 ‘언어’라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 언어가 아닌 진심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된 이서현 씨가 있습니다. 한국인과 결혼을 하며 한국에 정착한 그녀는 현재 다문화가정의 고충을 돕기위해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에서 베트남어 통·번역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한국말이 능숙하지만 처음엔 그녀도 소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춥지만 햇살 좋은 겨울날, 맛있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 소통에 불가능은 없어요. 노력의 부족만이 있을 뿐이죠."



 

언어가 아닌 진심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된 이서현 씨

ⓒ국민대통합위원회


안녕하세요,이서현 씨. 자기소개를 해주시겠어요?

: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결혼 6년차에 접어드는 이서현입니다. 원래 이름은 Dinh Thi Lich였는데 귀화를 하며 개명을 했어요. 이름은 직접 인터넷에서 찾아 뜻이 좋은 한자로 지었고요. 여섯 살 아들과 17개월 된 딸 하나를 두고 한국인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의 차이가 궁금해요.

: 저는 베트남 북쪽사람이에요. 그곳도 사계절이 있다는 점은 한국과 비슷하죠. 하지만 생활 방식은 두 나라가 매우 달라요. 베트남은 무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낮잠을 자요. 일종의 문화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시어머니가 있을 때 며느리가 낮잠을 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어요. 베트남에서 는 집안일에 있어서 남녀 구분이 없어요. 남자들도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반면 한국에서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죠.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말이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진심을 다해 노력하면 문화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요

ⓒ국민대통합위원회


그럼 이서현 씨도 시어머니와 갈등이 꽤 있으셨나요?

: 아뇨. 지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함께 지낸 8개월 동안에도 전혀 갈등이 없었어요. 제가 외국인이라서 다르단 것을 많이 이해해 주셨거든요. 남편이랑도 성격이 정말 잘 맞아서 다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처음엔 저희도 언어 문제 때문에 힘들었죠. 가장 큰 난관이었던것 같네요.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못하고, 남이 하는 말도 잘 못 알아듣고. 답답했죠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 가족들의 도움이 컸어요. 특히 남편의 도움이요. 남편이 이해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사전을 찾아가며 대화를 나눴어요. 말이 잘 통하지않아도, 진심을 다해 노력하니 극복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센터에 오시는 분들 중에선 그렇지 않은 가정들이 많아서 참 안타까워요


 

 

# 어느 다문화가정 아이의 일기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우리 반아이들이 내가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보았다고 여자라며 마구 놀렸다. 이라크에서는 남자도 다 앉아서 소변을 보는데 여기 오니까 남자 아이들이 모두 서서 볼일을 본다. 나도 아이들을 따라서 한번 해보려고 했지만 바지에 소변이 묻었다. 그래서 난 그냥 편하게 앉아서 소변을 보기로 한 건데….난 눈물이 나려는 것을 꾹 참았다. 울면 아이들이 더 여자라고 놀릴 것 같았다. 난 한국 사람인데 한국 아이들은 나를 이라크 사람이라고 놀린다. 한국에 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알았는데 난 어디로 가야 슬프지 않게 살 수 있을까?




 

진심과 사랑, 이해, 포용으로 

한걸음 물러서 상대를 바라본다면..

ⓒ국민대통합위원회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같은 고충을 공유하나요?

: 상담을 해드려요. 좋은 결과가 나오는 부부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부도 있지만 그건 자신들의 노력과 의지에 달린 거예요. 저는 ‘이렇게 하라,저렇게 하라’ 지시하지 않아요. 다만 속상한 마음을 들어주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시켜요. 그정도만 도와주는 거지. ‘남편은 이렇게 해야 해. 아내는 저렇게 해야 해’ 할 수는 없잖아요. 마음이 통하는 것은 당사자들이 노력해야 할 몫이니까요. 이건 비단 남편과 아내 둘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모든 인간관계에서 해당되는 사항이에요. 각자의 생활방식은 다른 거잖아요. 갈등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되죠.


럼 소통과 화합을 위해 우리는, 아니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한국에서는 너무 ‘우리’와 ‘타인’을 구분 지어요. 너희는 너희끼리, 우리는 우리끼리. 다가가기도전에 ‘저들이 나를 받아줄까?’ 의심부터 먼저 하니 용기가 안 나죠. 한국인과 결혼 이주민들이 한데 섞여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어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진심과 사랑, 이해, 포용이에요. 한걸음 물러서 여유를 가지고 상대를 바라본다면, 그땐 정말 말뿐이 아닌 ‘진짜 우리’가 되는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예로부터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며 단일민족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우리나라지만, 이러한 민족주의적 성격 때문에 상당히 폐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신규 혼인 10가구 중 하나는 다문화가정인 나라 대한민국. 이제는 흰옷처럼 새하얗게 마음을 열어 다양한 색으로 곱게 물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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