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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원장은 현 정권에 대항한 인물이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이름을 알렸다. 반면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민 기억에 남을 정도 본문

삶의 순간들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원장은 현 정권에 대항한 인물이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이름을 알렸다. 반면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민 기억에 남을 정도

동진대성 2021. 6. 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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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 관심이 뜨겁다. 윤 전 총장 측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언론인이 10일 만에 사퇴하고 X파일 말까지 나오니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




대변인 사퇴를 두고 한쪽에서는 윤 전 총장 측 내분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캠프 내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이런 분석에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의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캠프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그만큼 캠프 내 분위기가 민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것과 동일 사안에 대해 다양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다르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이를 취합해 그 나름의 방향성을 정하고 이후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이 정상이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메시지도 다양하면 혼란만 부추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되면 이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불안해진다. 이는 곧 후보자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신뢰가 저하되면 해당 후보 지지율도 꺾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지금 위기의 순간을 맞은 셈이다.

윤 전 총장은 또 일부 언론을 골라 인터뷰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이 역시 현재 시대에 부합하는 태도가 아니다. 현재 개방적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혹은 SNS를 활용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수 있는 식이다. 작금의 윤 전 총장이 보이는 ‘선별적 인터뷰’는 소통 방식이 상당히 구시대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주위에 ‘선거 전문가’가 없기에 초래된 상황이다.Q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거론된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X파일 내용은 모르겠지만,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정권 측과 일전을 벌일 때 이미 제기됐던 문제들이 파일에 언급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해당 문건이 일부 사실을 포함하더라도 통상적 조사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이 있다면, 지난 6월 22일 윤 전 총장이 말한 것처럼 불법 사찰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파일을 만들었는가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정치 공작 프레임을 내걸며 윤 전 총장 측이 반격할 수도 있다. X파일이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측을 공격하기 용이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도 합심해 윤 전 총장을 방어하고 있다. 입당을 유보했지만, 도움을 주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윤 전 총장 측 입장에서는, 손해는 보지 않고 있고, 오히려 득이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이 필수다.

종합해보면, 윤 전 총장은 보다 다양한 전문가로 캠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야권에서 이른바 ‘대안론’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닥칠 여러 종류의 위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치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욱 요구된다.

현재 야권에서 나오는 ‘대안론’의 주인공은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최재형 원장이나 윤 전 총장 그리고 김동연 전 부총리 모두는 아직까지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만 될 뿐, 정작 본인들은 거취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이들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은 모두 문재인 정권이 발탁한 인물이다.

차이점도 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원장은 현 정권에 대항한 인물이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이름을 알렸다. 반면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민 기억에 남을 정도로 정권에 맞섰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원장에 비해 김동연 전 부총리는 반문 성향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김 전 부총리는 ‘경제 전문가’라는 강점이 있다. 경제 전문가 타이틀은 이번 대선에서 아주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이 상당한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백신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당연히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경제를 흔들지 모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수그러든다 해도, 그 이후 경제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고,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방어한다는 차원에서, 경제 전문가의 역할과 필요성 그리고 리더십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최 원장 관련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장점은 ‘미스터 클린’ 이미지다. 고등학교 시절 장애를 가진 학우를 업고 등교했다는 미담부터 시작해서, 입양한 아들 둘을 훌륭하게 키워냈다는 스토리에 이르기까지, 그는 정치권으로부터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을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또한 ‘뼛속부터 판사’라는 이미지는, 법치주의의 회복이라는 시대적, 상황적 의미를 유권자에게 각인할 수도 있다. 더구나 현 정권에 맞서는 감사원 직무 수행으로 반문 성향 유권자를 흡입할 수 있는 요소도 갖추고 있다.

반면 최재형 감사원장도 약점이 있다. 바로 인지도다. 이는 김동연 전 부총리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 인지도가 윤 전 총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인지도와 맞물려 또 하나 중요한 약점은 시기적으로 대권에 도전하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면 대선 출마 시기가 조금 늦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대권 도전 시기가 늦어지면, 이는 주요한 약점이 된다.

이런 약점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지지율이 오르지 못하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이 국민의힘의 도움을 받는다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인지도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어쨌든 정치권에서는 신선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점은 윤석열, 최재형 그리고 김동연, 세 사람이 대선에 출마하면 야권이 받을 여론 관심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경선이 흥행해 여론의 높은 관심을 받는 것은 대선 승리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국민의힘이 받고 있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과 흥행이 결합하면, 대선에서 야권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시점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정치는 생물이어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말은 정말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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