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한민국 이야기

완전자율주행 언제 가능할 것인가? <이경전 경희대·경영학 &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본문

삶의 순간들

완전자율주행 언제 가능할 것인가? <이경전 경희대·경영학 &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동진대성 2021. 4. 16. 12:41
728x90

다음주 화요일 즈음에 게재될 원고의 초안입니다. 혹시 오류나 질문 있으시면 메시지나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

완전자율주행 언제 가능할 것인가?

<이경전 경희대·경영학 &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레벨 4 자율주행 서비스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던 회사 웨이모의 CEO 존 크래프칙이 지난 4월 5일 사임했다. 웨이모는 작년 10월, 레벨4의 자율주행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을 미국 애리조나주의 피닉스에서 시작했다. 웨이모원 앱을 통해 차량을 부르면, 웨이모 드라이버라는 차가 오는데, 운전석엔 사람이 타고 있지 않다. 사람이 운전하지않는 우버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 이 서비스는 피닉스 지역에 한정된다. 왜냐하면, 웨이모가 라이다 기술로 구축한 3D 맵이 있는 지역에서만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라이다 장비가 아직 비싸서, 루머에 의하면 웨이모 드라이버는 25만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 웨이모 CEO는 지난 1월 파이앤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차량 가격은 이에 크게 못미친다고 언급하였다. 웨이모는 마운틴 뷰와 피닉스, 텍사스 오스틴을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2020년 12월 기준으로, 자율주행차를 고작 총 600대만을 운행하고 있다. 이로써, 아직은 완전 상용화 단계가 아니라 상용화 실험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분들이 피닉스에 거주한다면 사람이 운전하는 우버를 사용하겠는가 아니면,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웨이모 원을 사용하겠는가? 사람이 운전하는 우버는 좀더 유연하게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다만 운전사가 없는 웨이모 원은 사람 운전사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좀더 프라이빗하게 목적지로 동행자와 이동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필자의 예측으로는,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아마도 아직 사람들은 사람이 운전하는 서비스를 선호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우버보다 얼마나 저렴해야 웨이모 원을 사용하겠는가? 이렇게 웨이모는 레벨4의 자율주행택시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으나, 우버와의 경쟁에 직면한 상황이고, 2020년초에 돈못버는 회사에 투자한 사례 중, 가장 큰 돈이 투입된 사례라는, 32억달러(한화 약 3.4조)의 투자를 받았지만, 2020년의 영업적자는 44억8000만달러(한화 약 5조원)에 달하는 상황으로 추가 투자가 또 필요한 상황이다.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잘 모르는 비전공자들은 기계학습 기술 발전이 기하급수적으로 전개되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을 곧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근거없는 미신적, 비과학적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기계학습 기술은 여전히, 경험하지 않은 사례에 대해서는 대응하기가 어려운 기술 수준이다. 새로운 사례가 나올 때마다 그러한 사례에 대해서 레이블링을 하고, 다시 기계학습 엔진을 학습시켜야 하는 운영과 관리가 필요하다. 완전자율주행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 아직 얼마나 많이 학습해야 할 사례가 남아있고,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아직도 모른다. 기하급수적 발전이 아니라,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발전의 속도가 더뎌지는 S자형 발전이 될 수도 있는데, 그 발전의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기업은 생존해야 한다. 기술경영학에서는 그 과정을 캐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웨이모는 캐즘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이다. 캐즘을 넘지못하고 자율주행트럭회사 스타스키로보틱스는 2020년초에 파산했고, 우버 역시 2020년 12월에 사업을 포기하고 자율주행 사업 부문을 경쟁사에 매각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는 2019년 4월, 2020년 12월까지 사람이 운전석에 앉지않는 로보택시 100만대가 다니게 될 것이라는 장담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고, 언제까지 로보택시를 출시하겠다는 타임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2020년 10월 기존의 오토파일럿을 향상시킨 FSD 옵션을 1만달러에 출시했다. 그러나, 이는 완전자율주행으로 가는 근본적 방법론이 아니다. 이미 모든 자동차에 장착되고 있는 부분자율주행 기능의 확장일 뿐이다. 이름만 FSD, Full-Self Driving으로 해서 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갖게 할 뿐이어서, 미국 교통안전기관들도 우려하고 있다.
필자가 여러번 강조해왔듯이 사람도 완벽하지 않지만, 인공지능도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관련된 완전자율주행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실수를 해도 크게 문제가 없는 분야에 먼저 적용되어야 하고, 그것이 성공을 앞당기는 일이다.


Comments